변호사 칼럼 · 2026. 10. 20.

주말 법인카드 9억 원, 회사 돈 사적 사용은 언제 횡령·배임이 되나

강원랜드 직원들의 주말·공휴일 법인카드 사용 논란으로 본 법인카드 사적 사용의 형사책임, '식사 목적' 소명의 한계, 회사가 피해를 회복하는 방법.

강원랜드 직원들이 주말과 공휴일에 법인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9억 원을 넘는다는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주말·공휴일 법인카드 사용은 3,593건, 9억 3,386만 원이었다. 2024년 11월에는 과일가게에서 600만 원, 같은 해 12월에는 정육점에서 980만 원이 결제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빵집에서 485만 원과 333만 원이 결제되는 등 하루에만 818만 원이 쓰였고,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와인바·이자카야 같은 주점에서 결제된 금액도 195건, 2,165만 원이었다.

사용 이유를 묻자 돌아온 소명은 '식사 목적'이라는 한 줄이었다고 한다. 회사 대표는 고액·분할 결제와 주점 사용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주말에 법인카드를 썼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되지는 않는다. 주말에 하는 업무도 있다. 문제는 어디서부터 '회사 비용'이 아니라 '회사 돈을 가져다 쓴 것'이 되느냐다. 이 사건은 아직 조사 중이어서 개별 결제가 위법한지 단정할 수 없다. 다만 같은 일을 겪는 회사와 직원이라면 그 기준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1. 법인카드 사적 사용에 적용되는 죄

가. 업무상횡령과 업무상배임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같은 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에 위배해 재산상 이익을 얻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를 같은 형으로 처벌한다. 업무상 지위에서 이런 행위를 하면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이 무거워진다.

회사 계좌의 현금이나 미리 받아 둔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으로 쓰면 보관하던 돈을 처분한 것이므로 횡령이 문제 된다. 법인카드는 구조가 조금 다르다. 카드는 돈이 아니라 회사 이름으로 결제할 수 있는 권한이다. 사적으로 결제하면 그 대금은 회사가 카드사에 갚아야 할 빚이 된다. 그래서 법인카드 사적 결제는 회사에 카드대금만큼 손해를 입히고 자신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얻은 배임의 구조로 검토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쪽으로 보든 법정형은 같다.

나. 금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법

횡령이나 배임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된다.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고, 이득액 이하의 벌금을 함께 물릴 수 있다. 기사에 나온 9억 원은 여러 직원의 사용액을 모은 숫자다. 이 금액이 그대로 어느 한 사람의 이득액이 되는 것은 아니고, 누가 얼마를 어떤 경위로 썼는지를 따로 따져야 한다.

2. '식사 목적' 한 줄이면 끝나는가

가. 기준은 업무와의 실질적 관련성

횡령·배임 처벌의 핵심은 회사 재산을 자기 것처럼 쓰려는 의사다. 마음속 사정이라 결제 시기, 장소, 금액, 상대방 같은 정황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주말에 정육점이나 과일가게에서 수백만 원을 결제했다면 어떤 업무와 이어지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같은 날 같은 가게에서 금액을 나눠 결제한 내역은 사내 결재 한도를 피하려 한 정황으로 읽힐 수 있다.

나. 법원의 판단

반대로 증빙이 부실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되지도 않는다. 대법원은 쓰임새가 넓게 정해진 업무추진비 사건에서 이렇게 판단했다.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도6755 판결

사용에 넓은 재량이 있고 사후 증빙도 요구되지 않는 돈이라면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만으로 불법영득의사를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되고, 개인적 이익을 위한 지출이나 합리적 범위를 넘는 과다 지출이라는 사정을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

같은 판결은 돈의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개인 용도에 썼다는 믿을 만한 자료가 많다면 횡령을 추단할 수 있다고도 했다. 결국 법인카드 사건은 소명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 소명이 결제 내역과 맞아떨어지느냐에서 갈린다. 회사 규정이 주말 사용을 허용했는지, 사후 증빙을 요구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3. 회사와 직원이 지금 할 일

가. 회사라면 증거부터 고정한다

카드사 승인 내역, 가맹점 업종, 결제 시각, 사내 결재·소명 기록, 법인카드 사용 규정과 그 개정 이력을 먼저 확보한다. 조사가 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영수증이나 동석자 명단이 뒤늦게 맞춰질 수 있으므로 원본 자료를 먼저 보관해 두는 편이 낫다. 당사자에게는 결제 건별로 서면 소명 기회를 주고 답변을 남긴다. 이 답변은 나중에 형사 절차에서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나. 형사 고소와 돈 회수는 따로 챙긴다

고소해서 처벌을 받게 해도 회사 돈이 저절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손해를 회복하려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반환 약정을 받아 두어야 한다.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행위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업무상횡령·배임은 법정형의 장기가 10년이라 공소시효도 10년이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 오래된 결제라고 포기할 일은 아니지만, 민사 시효는 회사가 사실을 안 때부터 진행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다. 지목된 직원이라면

결제 건마다 업무 관련성을 보여 줄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업무 일정표, 동석자, 업무 메신저 기록, 행사 계획서 같은 것이다. 한 줄 소명으로 버티면 설명하지 못한 사용처로 남을 뿐이다. 개인 용도 결제가 섞여 있다면 조사 초기에 그 부분을 인정하고 돌려주는 것이 징계와 형사 처분 모두에서 의미가 있다.

4. 맺으며

법인카드 문제는 몇몇 직원의 일탈로만 볼 일이 아니다. 주말·업종 사용 제한, 일정 금액 이상 사전 승인, 분할 결제 탐지 같은 장치가 없으면 '식사 목적' 한 줄로 비용이 처리된다. 내부통제는 비용을 아끼는 장치이기 전에, 피해가 생겼을 때 그것을 입증하는 증거 체계이기도 하다. 규정이 모호하면 형사재판에서 '재량 범위 안의 지출이었다'는 주장을 넘기 어렵다는 점을 위 판례가 보여 준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0.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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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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