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가 나온 남성이 벨트형 마사지기를 차자 순식간에 복근이 드러난다. 저희 아빠도 이거 차고 3주 만에 바지 사이즈가 줄었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SBS 보도에 따르면 이 후기는 AI로 만든 가짜 영상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6월까지 아홉 달 동안 유튜브 광고를 분석한 결과 AI 조작 광고 420건이 확인됐고, 그 가운데 신체 변화를 과장되게 조작한 경우가 171건으로 가장 많았다.
가짜 의사 광고가 문제 되던 흐름이 이제 평범한 일반인의 체험 후기로 옮겨 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믿기 쉬운 형태다. 이런 광고를 보고 물건을 산 사람은 법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 과장 광고와 사기, 경계는 어디인가
가. 상술로 용인되는 과장
광고에 어느 정도의 과장이 섞이는 것은 흔한 일이다. 법원도 모든 과장 광고를 사기로 보지는 않는다. 최고의 품질, 놀라운 효과 같은 막연한 표현은 소비자도 어느 정도 걸러 듣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 중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속이면 사기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1도1429 판결상품 광고에 다소의 과장이 수반되더라도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없지만, 거래에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신의칙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하면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여러 재료를 섞은 제품을 성인병 치료에 특별한 효능이 있는 약인 것처럼 강의식으로 선전해 노인들에게 고가에 판 경우였다. 대법원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상술의 정도를 넘었다고 보았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기죄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다. AI로 만든 실제 사용자 후기는 어떻게 볼까
효과가 좋다는 말과 실제 사용자가 몇 주 만에 몸이 이렇게 바뀌었다는 영상은 성격이 다르다. 후자는 제품의 효능이라는 거래의 핵심에 관해 존재하지 않는 사람과 결과를 꾸며 보여 주는 것이다. 판매자가 이를 알고 광고에 썼다면 단순한 과장을 넘어 구체적 사실을 허위로 고지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다만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판매자의 고의, 소비자가 그 광고에 속아 샀다는 인과관계가 함께 증명돼야 한다.
2. 형사 고소보다 먼저 쓸 수 있는 민사·소비자 제도
가. 표시·광고와 다르면 3개월 안에 청약철회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은 온라인으로 산 물건을 원칙적으로 계약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청약철회할 수 있게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재화의 내용이 표시·광고의 내용과 다른 경우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광고 속 효과와 실제 제품이 전혀 다르다면 이 조항을 근거로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나. 청약철회 의사는 서면으로 남긴다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청약철회를 서면으로 하면 발송한 날 효력이 생긴다. 판매자가 전화로 미루기만 한다면 이메일이나 내용증명으로 철회 의사를 분명히 보내 두는 것이 좋다.
다. 결제 수단을 통한 대응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카드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판매처가 해외 사업자이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결제 단계에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인 회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할부로 결제했다면 남은 할부금의 지급을 멈추는 방법도 검토할 만하다. 결제 대행사나 오픈마켓을 거친 거래라면 그 플랫폼의 분쟁 조정 창구에 먼저 신고해 정산을 보류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판매자에게 정산금이 넘어가기 전에 움직여야 돈을 되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3. 피해를 입었다면 지금 할 일
가. 광고 자체를 증거로 남긴다
AI 조작 광고는 신고가 들어가면 빠르게 내려간다. 내가 본 광고 영상, 광고가 노출된 화면, 판매 페이지, 주문 내역과 결제 기록을 화면 녹화와 캡처로 바로 저장해야 한다. 광고가 사라지면 무엇을 보고 샀는지 증명하기 어려워진다. 광고 주소와 광고주 이름, 노출된 날짜도 함께 적어 두면 나중에 판매자를 특정하는 데 쓸 수 있다.
나. 혼자보다 여럿이 모일 때 힘이 생긴다
같은 광고로 산 사람이 많다면 피해 규모가 커져 수사기관도 사건을 무겁게 본다. 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기록, 다른 구매자들의 후기와 문의 내역을 모아 두면 고소와 민사 청구 모두에 쓸 수 있다.
다. 효능을 내세운 건강 제품은 따로 신고한다
질병 치료나 키 성장 같은 효능을 내세운 제품은 사기와 별개로 식품·의약품 관련 법령 위반이 함께 문제 될 수 있다. 관계 기관에 신고해 두면 판매 중단과 추가 피해 예방으로 이어진다.
4. 맺으며
AI 영상은 이제 누구나 싼값에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그것으로 존재하지 않는 후기를 만들어 돈을 받는 행위다. 소비자는 효과가 지나치게 극적인 일반인 후기를 일단 의심하고, 피해를 입었다면 광고가 사라지기 전에 기록부터 남기는 것이 회수의 첫걸음이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8.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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